발 수술 1년 후
권성민  

^^ 수요예배 후에 찬양대연습을 마치고 교회를 나서는데,
담임목사님께서 발 수술 했던 것에 대한 안무를 물어오셨어요.
그래서 교회식구들에게 나눠야 겠다는 마음을 받았습니다.

섬김가족 여러분들이 기도해주신 덕분으로 작년 6월 22일 수술이 잘 되었구요,
모양새는 이쁘지 않지만 활동하는데 지장이 없을 만큼 회복도 잘 되었습니다.


작년 이맘때,
7주간 입원치료를 했었는데요,
입원부터 퇴원까지 주님의 보호하심이 있었습니다.

연대세브란스병원은 예약환우들이 많아서,
7일에서 10일정도까지만 입원치료가 가능합니다.
남은 치료는 통원치료를 해야 하는데,
36일동안이나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주님의 은혜였습니다.

수술은 5시간이 걸렸어요.
회복실에서 1시간가량 있다가 병실로 옮겨졌는데,
견딜수 없는 통증 가운데도 주님으로 인해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잘 견디니까 간호사님들이 어찌나 걱정을 하던지요.
신경이 파괴되서 통증을 못 느끼는 거라고 생각했나봐요.
"통증의 최고가 10 이라고 했을때, 지금 어느만큼의 통증이 느껴지나요?"
하고 묻더라고요.
"10 이요." ㅋㅎㅋㅎ

  (오른발 수술)

일주일동안은 침대에서 눕고 일어서는 것도 못했어요. (주님만 철저히 의지해야 했던 시간)
발에는 15센티나 되는 철심이 두개나 꽂혀있었고요,
오른쪽 손은 엄지와 검지 사이의 당기는 부분을 수술해서 권투글러브처럼 커다랗게
붕대를 감아 놓았어요.
사타구니에서 수술한 부분에 필요한 피부이식을 위해 15 * 4 정도의 피부를 떼어내었습니다.

  (오른손 수술)

깁스를 무릎까지 대고 있었고, 7주동안 걷지 못했어요.
붕대도 어찌나 많이 감아 놓았는지요, 퇴원전날까지 무릎까지 칭칭 감고 다니다가
깁스를 떼고 붕대를 풀고 걸음연습을 하고 있는데 어느 환우가 그러더라고요.
"에~ 걸을 수 있네~??"
사는날 동안 휠체어를 사용해야 하는 줄 알았대요. 모두 스스로 속았어요.

처음에는 10일까지만 입원이 허락되었어요.
인천에서 서울까지 통원치료하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어서
하나님께 기도로 올려드렸더니,
병원 파업이 거세지면서 입원환자를 받지 못하게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의사선생님이 제가 원하는 만큼 입원해 있어도 된다고 하셨어요.

파업중에는 입원수속은 물론 수술 일정도 다 보류되었었고, 의사들도 휴업을 했는데
저를 담당한 주치의는 끝까지 손수 치료해 주고(대부분 인턴에게 시킴) 자리를 지켜주셨어요.

많은 사람들의 휴업으로 인해 다른사람들의 수술날짜도 다 미뤄진 상황에서
저의 2차 수술도 진행되었답니다.  (7월 10일)
발을 재수술을 한것은 아니고요, 입원중에 손볼 수 있는 곳을 수술 한 거에요.

  (손에 이식할 피부를 떼어낸 왼 발)


입술 밑에 있던 움푹 들어갔던 것을 없앴고요,
왼쪽 손 검지와 중지 사이에 있던 당김을 제거 했습니다.
손 수술에 필요한 피부는 왼쪽 발바닥에서 홈매트(모기향) 만한 크기로 떼어 이식했습니다.
그래서 간신히 휠체어에 오르내려서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이 원 위치 되서,
일주일동안 침대에서 내려가지 못했습니다.

     (왼손 수술)


입원중에 엄마가 많이 고생하셨어요. 간이 침대에서도 마음 편히 주무시지 못하게
허구헌날 엄마를 불러 깨워야 했는데요, 조금 어려운 시간이였고요.
무조건적인 사랑. 정말 사랑이 뭔지 깊이 생각하게 되어진 시간였어요.

  (회복이 많이 된 상태)


퇴원하고 며칠후에 파업이 종료되었어요.
주님이 나를 위해 너무 많이 손해보셨다~ 생각할 정도였어요.
이미 모든것을 주신 분이시지만^^;; (롬 8:32)

수술비와 병원비가 많이 나왔겠죠?
입원중에 먹어치운 간식이 엄청나고, 엄마에게 필요한 재정도 많았답니다.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을 당시 수술비를 섬겨 주시겠다고 하신 분이 여러분 계셨습니다.
하나님이 그중에 한분을 통해 필요한 모든 재정을 채워주셨습니다.
이 외에도 섬겨주신 많은 분들이 계셔서 오늘의 건강한 제가 있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은혜^^

6월 21일에 입원을 해서 7월 27일에 퇴원을 하였습니다.
병원을 나서서 바로 강원도로 향했구요.
공기좋고 물좋고 아름다운 그곳에서 요양을 하였습니다.

 (강원도 집)


하나님은 때에 필요한 모든것들을 정확하게 채우시는 분이셨습니다.
미리 준비하시는 분이셨고, 새심하게 보살피는 분이셨고,
과분하게 사랑을 주시는 분이셨습니다.
내가 하찮다 생각하는 것도 귀히 여기시는 분이셨고,
모든 시간가운데 함께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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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화재사고 이후에 실로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고,
내가 이해 할수 없는 상황가운데 놓이기도 했었지만
하나님은 모든 순간가운데 최고를 허락하신 분이신것을 알게 하신것이 저는 참 감사합니다.

살아오면서 오른발은 늘 거추장스러운 지체였습니다.
신발을 신어도 불편하고 모양새도 우습고, 특히 걸을때마다
민망하게 일어서는 4번째 발가락은 딱 잘라내고 싶을만큼 필요 없는 것으로
여기며 살아 왔습니다.
그래서 때가 되면 잘라내야지, 하는 생각으로 살아왔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사역할 때부터 발이 조금씩 아프더니,
한국에 들어 와서는 참을 수 없을 만큼 고통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치료나 간단히 하자고 찾아간 병원에서 뜻밖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늘 바래오던 생각.
"관절이 끊어졌네요. 잘라야겠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저의 입에서는 다른 말이 나왔습니다.
"잘라야 한다고요? 싫어요. 안 자르고 수술 할 수는 없나요? 절단하지 않고 할수는 없나요?"
왠걸요. 내게 돌아오는 말은 이랬습니다.
"약지와 애기발가락 두개를 잘라야 합니다."

저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울었습니다. 갑자기 세상을 다 잃은 것처럼 슬펐습니다.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이제 없어져 버릴 발가락에 대한 연민이 생겼습니다.
도데체 이 변덕은 뭔지, 왜이리 나라는 존재는 왜 이렇게 이기적인지.
하지만 이기적이던 어쨌던 자르고 싶지 않은 것이 저의 진심이였고. 
주님의 마음이였습니다.

저는 바로 다른병원으로 갔습니다.
"잘라야합니다."

또 다른병원으로 갔습니다.
"절단하지 않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는 긴 설명이 있었습니다.
절단은 하지 않으되, 일단 4개의 뼈를 잘랐다가 붙인다는 것이였습니다.
단지 수술후 살이 차오르지 않으면 뼈를 건드린 발가락 4개를 모두 절단해야 한다고.

'뭐 이런게 다 있어~~ 더 심하잖아. 그래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잖아.'

수술날짜를 정해놓고 기다리는데 주님은 다른병원으로 가게 하셨습니다.
그 병원에서는
"못합니다. 그러나 저희 병원과 연결돼 있는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가십시요.
그곳에서 ㅇㅇㅇ선생님을 찾아뵙고 수술을 의뢰하십시요. 소견서를 써 드리겠습니다."
소견서를 받아들고 신촌세브란스병원을 찾았습니다.

정형외과,
"수술 어렵습니다. 피부조직이 엉켜있어서 어려우니 성형외과에서 피부이식수술을 한뒤
다시 오십시요."
'엥~ 이게 무슨 황당한 경우야?'

성형외과로 갔습니다.
"왜 정형외과로 가셨어요? 바로 이쪽으로 오지 않고? 이런 수술은 성형외과에서 할 수
있습니다. 피부이식후에 인대수술을 하고나면 다시 피부이식을 해야합니다. 그럼 3번을
거쳐서 수술을 하게 되는 것인데 그렇게 하시지 않아도 수술은 가능합니다.
정형외과에 찾아가셔서 진료를 포기하고 성형외과로 다시 오십시요."

저는 마음속으로 주님을 불렀습니다. 기쁜데 기분이 몽롱~했습니다.
'잘라내지 않아도 되는구나! 주님 감사합니다.'

수술 받기전, 수술날짜를 기다리고 있을 때,
주님은 제 마음의 두려움을 아셨습니다.

어느날, 수요예배를 마치고 예배실 문을 나섰는데
집사님 한분이 급히 따라오시더니 저를 붙들었습니다.
저는 그 집사님을 몰랐었고, 그분도 저의 상황에 대해 아시는 분이 아니였습니다.

집사님이 하시는 말씀이,
"하나님이 제게 말씀을 주셨는데, 왜 이 말을 주실까 생각하고 있었어요.
자매님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나가는데, 자매님께 이 말씀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놀람"

여호수아 1장 9절 말씀이였습니다.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


주님이 약속하신 말씀대로 모든 시간가운데 저와 함께 하셨음을 알 수 있었고
그래서 강하고 담대할 수 있었습니다.

치료를 잘 마치고 2달만에 섬김가족을 만났는데요,
한분도 그냥 지나치시는법 없이 안부를 물으시고 반갑게 인사를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수술을 계기로 섬김의 교회 가운데 가족으로
더욱 깊이 들어 올 수 있었습니다. 섬김가족 여러분~ 감사해요.
주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

이 일로 인해 저는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더 깊이 이해 할수 있었습니다.
내 못나고 불편한 발가락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였는지 알게 되는 순간
세상 누구보다 소망없고 가치없는 존재로 여기고 살아온 나를 구원하시기까지
얼마나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셨는지. 또 이세상 65억 한사람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이 사람의 어떠함을 떠나서 얼마나 깊고 넓은지.
사랑이신 하나님.

아름다우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주님께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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