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칼럼
 
No. 14-34 “팔베개는 이제 시작입니다”
사무간사  

이번 통합수련회에서는 자녀들에게 이야기 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자녀들 생각에 부모님과 이야기가 될까 싶었던 모양입니다. 부모와 자녀의 대화이지만 어색한 만남처럼 보이는 가족도 보였습니다. 여전히 자녀의 얼굴에는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데~~”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팔베개 시간이 되어서 돌아보았습니다. 제가 더 많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대화가 잘 돼야 할 텐데~~”, “부모님들이 정말 자녀의 말에 귀를 기울여 듣는 시간이 되어야 할 텐데~~”대부분은 대화를 잘 나누는 모습이었습니다. 지난해에 비하면 정말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어떤 가족은 정말 멍하니 서로 바라 만 보고 있는 가족도 있었습니다. 부모님 얼굴색이 하해져 있었습니다. 아마 많이 당황한 모양입니다.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 몰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약간 걱정되는 마음으로 다가 갔습니다. 그리고 자녀에게 조용히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깜짝 놀란 대답을 하는 것이 아닙니까? “저는 아직 시작도 안했습니다.”하는 것입니다. 아직 시작도 안했다는 말은 지금까지 이야기 했지만,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아직 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이해되었습니다. 달리 말 하면 자녀들이 부모님에게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었다는 뜻으로 이해되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놀랐고 기뻤습니다.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자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입 안에 가득 찼었습니다. “애들아, 엄마 아빠도 너희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단다. 엄마 아빠는 어릴 때, 청소년시기에 부모님에게 어떻게 했어요? 하면서 물어봐 줘라. 부모님들도 할 이야기가 많단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가 자녀들에게 이렇게 말하지 못했습니다. 자녀들 이야기를 듣다보니까 부모님들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이번에는 들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한 엄마는 자녀들에게 내 어릴 적 이야기를 처음으로 조금 했다고 했습니다. 내 어릴 적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부끄럽고 자신 없어서 이야기를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어떤 엄마는 자녀들에게 지금까지 잘 해주지 못해서 엄마 자격이 없다면서 눈물을 흘리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정말 놓은 엄마, 좋은 아빠 되고 싶어 하는 부모들의 모습도 보았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모처럼 부모와 자녀가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매주 한 번씩 꼭 팔베개 시간을 갖고 깊은 마음의 이야기를 나누시기 바랍니다. 팔베개 시간은 이제 시작입니다.


                                           - 서 승 동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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