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디야  

오늘은 주일.

교식이는 수련회를 가고,

은지는 늦잠을 잔다.

난 혼자 교회에 갔다.

 

교회에 갔다오니

은지가 슬그머니 성경책과 노트를 들고

거실로 나간다.

성경쓰기를 한다.

내 눈치를 살피는 것이다.

 

성경쓰기를 마치고

나에게 용서를 빈다.

 

늦잠자서 교회에 가지 않은것이 미안하다고 했다.

난 하나님께 용서를 빌라고 했다.

 

하나님앞에 용서를 빌겠다고

침대로 올라가 중얼중얼 기도한다.

그러곤 하나님이 용서했다고 한다.

믿음도 좋다.

하나님이 앞으로는 그러지말래,라고 하셨단다.

 

나한테 다시 용서를 빈다.

나는 하나님처럼 용서할 마음이 별로 들지 않는다.

벌써 몇번째인지.. 괴씸하다.

 

용서를 해주지 않으니 옆에서 버티고 서있다.

모른척 난 다른일에 열중하다가

은지를 옆으로 오게했다.

 

얼굴을 마주보게 하고

용서를 다시 빌게 했다.

은지는 용서를 빌면서 울었다.

용서를 받고 또 울었다.

용서해 줘서 고맙다,고 하며 가서는

화장실로 들어간다.

 

참 나도, 내가 무슨자격으로 처벌하고

용서하고 용납하고 있는건지.

나도 똑같으면서 말이다.

 

하나님 몫이지.

 

은지에게 물었다.

교회에 왜 가니?

은지가 대답했다.

하나님을 만나러 간다고.

 

하나님을 만나니? 라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용감하고 날쌘 은지. 대단하다.

11살인 은지의 믿음이 나를 부끄럽게 한다.

 

은지가 한가지 약속을 한다.

앞으로 어떤일이 있어도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도

하나님을 먼저 만날거라고.

 

"하나님,

하나님의 딸의 약속을 기억하세요.

하나님이 지켜주세요."

 

은지는 용서의 힘을 안다.

용서를 받은 은지는

늘어지게 누워서 TV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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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국   2009.03.22 22:29:07
요즘..좀 억지로라도 하나님 음성을 듣는 삶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은지가 옆에 있으면 볼을 꽉 물어 주고 싶군요
깐네   2009.03.24 13:32:35
은지랑 교식이가 왜 안왔나 궁금했었는데, 늦잠을 잤군요!!
은지의 믿음이 부럽습니다.